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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상속이 가능할까?

by youngrinlove 2025. 4. 13.

전통적인 자산은 상속이 가능합니다. 부동산, 예금, 주식, 금처럼 소유권과 실체가 명확한 자산은 법적 절차를 통해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물 없이 ‘디지털’ 공간에 존재하는 비트코인은 과연 상속이 가능할까요? 실제로 수천만 원, 수억 원 어치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걸 가족에게 어떻게 물려줄 수 있지?”라는 질문이 매우 현실적인 고민이 되었습니다.

비트코인 상속이 가능할까?

1. 비트코인은 상속이 가능한 자산일까?

비트코인은 법적으로 명확한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2018년 “비트코인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자산”이라고 판시한 바 있으며, 미국, 일본,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비트코인을 재산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즉, 법적으로 ‘상속이 가능한 자산’이라는 기본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실체가 없는 ‘디지털 자산’이라는 점, 그리고 비트코인의 고유 특성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은 특정 기관이나 제3자의 개입 없이, 개인의 지갑과 프라이빗 키로만 관리됩니다. 누구나 익명으로 소유할 수 있고, 접근 권한을 가지지 못하면 영구히 접근할 수 없습니다. 즉, 법적으로 상속이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로 상속인이 비트코인을 접근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인 것입니다.

2. 상속의 가장 큰 장벽, 프라이빗 키

비트코인을 보관하려면 ‘지갑’이 필요합니다. 이 지갑은 인터넷 상의 서비스일 수도 있고, 하드웨어 장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프라이빗 키(Private Key)입니다. 이것은 일종의 비밀번호이자, 해당 비트코인을 이동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문제는 이 프라이빗 키가 유출되면 누구나 비트코인을 탈취할 수 있고, 반대로 잃어버리면 영원히 접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프라이빗 키를 분실해 수백만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르는 비트코인을 영구히 잃은 사례도 있습니다.

즉, 비트코인의 상속은 “법적인 권리 이전”만으로 끝나지 않고, 기술적 접근권한의 이전이 함께 이뤄져야 진정한 상속이 성립됩니다.

3. 비트코인을 상속하는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상속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암호화폐 상속에 대비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1) 상속 계획에 지갑 정보 포함하기
    유언장에 비트코인의 지갑 종류, 보관 위치, 프라이빗 키 혹은 시드 문구(seed phrase)를 기재해 놓는 방식입니다. 물론, 유언장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며,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공개할지도 철저히 계획해야 합니다.
  • 2) 멀티시그(Multisig) 지갑 활용하기
    멀티시그 지갑은 두 개 이상의 키가 있어야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본인과 법률 대리인, 상속인이 각각 키를 하나씩 갖고 있는 구조라면, 사망 시 상속인이 지정된 법률 전문가와 함께 비트코인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 3) 신뢰할 수 있는 보관업체 활용
    최근에는 암호화폐 수탁(custody) 전문 회사나 거래소에서 ‘상속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사망 시 법적 증명 절차를 거쳐 비트코인을 유가족에게 이전해주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습니다. 단, 이러한 업체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4. 세금 문제는 어떻게 될까?

비트코인을 상속받을 때 상속세가 부과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속세 과세 대상 자산에 암호화폐도 포함되며, 과세 기준일의 시가(시장가치)를 기준으로 평가됩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1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사망했을 경우, 자녀는 이를 상속받으면서 1억 원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문제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하루에도 몇 %씩 급등락하기 때문에, 정확한 시점의 평가와 증빙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을 상속하려는 사람이나, 상속받을 가능성이 있는 가족 모두가 상속 절차와 세금 신고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실제 사례: 비트코인 유산을 둘러싼 법적 분쟁

실제 사례 중에는, 비트코인을 보유하던 가족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뒤, 유가족이 프라이빗 키를 몰라 상속받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일부는 하드웨어 지갑의 존재조차 몰라 자산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 중 하나는 캐나다의 암호화폐 거래소 'QuadrigaCX'의 창업자 제럴드 코튼 사망 사건입니다. 그는 수천 명의 고객 자산을 개인 지갑에 보관하고 있었지만, 프라이빗 키를 본인 외에는 아무도 몰랐고, 결국 2000억 원이 넘는 비트코인이 영구히 접근 불가 상태가 되었습니다.

결론: 비트코인 상속은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

비트코인은 법적으로 상속이 가능한 자산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상속하려면 기술적 접근, 법적 절차, 가족 간의 신뢰까지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내 지갑에 비트코인이 있으니까 가족이 알아서 처리하겠지”라는 안일한 태도는 큰 실수를 부를 수 있습니다.

특히 자산이 크다면 법률 전문가나 자산관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사전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수입니다. 시대는 변했고, 상속의 대상도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까지도 가족에게 어떻게 물려줄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입니다.